'개발연대식 불도저는 잊어라.'

이명박 당선자가 현대건설 CEO로서 성공신화를 쓴 것이 불도저식 개발이 주류를 이뤘던 1970~1980년대였기 때문에 흔히 제기되는 우려다.

김동노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그 때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으나 무조건 성장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반면 이 당선자가 개발연대식 과거사고와 논리로 밀어붙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용호 인하대 행정대학원 원장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달성한 사례를 봐야 한다"면서 "청계천 주변 상인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는 리더십을 통해 성공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 당선자의 별명이 '컴도저(불도저+컴퓨터)'인 것처럼 막무가내식 저돌성이 아니라 시대흐름에 맞출 수 있는 개방적이고 치밀한 사고와 전략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 당선자가 최근 두바이 도시 대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된다는 주문도 있다.

대신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나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수상을 벤치마킹하라고 한다.

이 당선자는 두바이를 방문한 데 이어 "두바이 천지개벽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셰이크 모하메드는 '나의 능력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와 같다'고 말했다"고 모하메드의 리더십을 자주 칭송한 적이 있다.

양승함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두바이는 규모가 훨씬 작고 오일달러가 넘쳐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다"며 "정부 개혁에 과감히 나선 사르코지 내지 강력한 지도력으로 영국 사회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대처를 배우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