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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건설 중장비 업계에는 경쟁사끼리 서로 같은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하지만 세계 '빅3'로 일컬어지는 미국 캐터필러,일본의 고마츠,히타치는 모두 한 회사의 제품을 쓴다.

바로 국내 중소기업 ㈜진성티이씨(대표 마영진)의 부품이다.

이 회사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생산하는 굴착기 부품 롤러(Roller)와 플로트 실(Seal),아이들러(Idler)는 건설업계에서 삼성휴대폰보다 더 유명한 '글로벌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실은 1위,롤러가 3위를 차지한다.

이 제품들은 웬만한 기술력으로는 세계 최고 품질을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 부품에 속한다.

하지만 30년간 외골수처럼 한 우물을 파온 '작지만 강한' 기업의 뚝심은 글로벌기업들을 감동시켰다.

완벽한 품질을 위해 측정설비 검사시스템을 구축했으며,실 제조 관련 원심주조기술로 특허를 받았고,과학기술부 신기술 인정도 받았다.

1975년 설립된 진성티이씨㈜는 회사 설립 7년 만에 대우중공업,현대중공업,볼보코리아 등에 제품을 공급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제품 수를 늘려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지만,이 회사는 오히려 롤러와 실,아이들러 단 세 가지 제품에 사활을 걸었다.

1993년부터는 OEM에 승부를 걸고,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1994년 ㈜진성티이씨에 입사해 해외수출담당자로 시작한 마영진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직원들과 직접 제품을 들고 세계 2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고생을 감내했다.

첫 공급대상은 일본의 히타치.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회사였지만,㈜진성티이씨 제품이 뛰어남을 확인하고는 바로 거래선을 터줬다.

이후 일본에서 실 하나로 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2000년부터는 캐터필러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회사의 성장률은 해마다 무서운 기세로 뛰어올라,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넘어섰다.

2007년에는 7000만달러 수출 탑을 수상했다.

마 대표는 현재 자체 교육평가시스템 갖추고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인성과측정(KPI) 등을 할 수 있는 사내 인트라넷을 갖추고,생산ㆍ노무ㆍ재무관리 등의 모든 시스템도 이를 통해 '원스톱'화시키는 등 끝 없는 혁신을 진행 중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