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특검법'의 처리가 오는 17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BBK 수사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14일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17일 낮 12시까지 심사를 마쳐줄 것을 각 당에 요청했다.

임 의장은 이날 '이명박 특검법'과 BBK 수사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놓고 신당과 한나라당이 격하게 대치하자 이 같은 방침을 양당에 공식 통보했다고 정경환 국회의장 공보수석이 밝혔다.

임 의장은 지정한 심사기일인 17일 낮 12시까지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서 특검법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안건을 직권상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 및 신당 의원들과의 충돌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17일 심사기일 종료와 함께 열릴 본회의에서 또 한차례 충돌이 우려된다.

이에 앞서 신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특검법과 탄핵소추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하루 종일 격돌했다.

한나라당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쇠파이프 등을 동원해 출입문을 봉쇄했다.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한 채 연 의원총회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표결까지 가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에 본회의장을 원천봉쇄할 수밖에 없다.

의장석을 사수하고 전투 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신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다 국회 사무처에 요청,국회 경위들을 동원해 출입문을 강제로 따고 오후 5시20분께 본회의장으로 진입했다.

신당 의원들은 입구가 열리자 곧바로 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 주변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멱살을 잡는 등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이 허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나가고,강기정 신당 의원은 의장석에서 한나라당 의원을 끌어내다가 전화선에 목이 감겨 상처를 입는 등 이날 싸움은 '서부 활극'을 방불케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국민에게 빌어라"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고함을 질렀고,신당에서는 "쥐새끼들 빨리 내려와"라는 욕설도 터져나왔다.

한편 검찰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은 의장의 직권상정 없이도 표결을 진행할 수 있지만 신당은 민노당과 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반대해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과반수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이날 표결을 실시하지 않았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토록 규정돼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 보고된 이번 탄핵안은 15일 오후 4시 이전에 처리돼야 하지만 그때까지 본회의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노경목/강동균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