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시장이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올 10월 이후 상장한 새내기주들 대부분이 공모가를 밑도는 데다 청약 미달사태까지 또다시 재현됐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공모를 마친 서원인텍의 최종 청약경쟁률은 0.59 대 1에 그치며 청약이 미달됐다.

코스닥 일반공모 청약에서 미달 사례가 발생한 것은 지난 10월 이엘케이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다.

특히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6000원) 책정에 대한 주간사와 기관투자가들 간 이견으로 기관에 배정된 166만2500주 중 절반이 넘는 90여만주가 청약되지 않았다.

주간사인 교보증권은 남은 물량 58만6080주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서원인텍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4분기 중 코스닥에 첫발을 들여놓은 종목들도 주가 부진으로 울상이다.

10월 이후 상장한 코스닥 새내기주 20개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에스에너지일진정공 세실 3곳뿐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상장한 해외 구매대행 온라인쇼핑몰 위즈위드는 이날 414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 5200원보다 25.6% 하락했다.

위즈위드의 공모가는 당초 공모희망가 범위였던 6500~7500원대보다 대폭 낮춰졌지만 급락을 피하진 못했다.

이엘케이도 이날 공모가 대비 60.5% 빠진 6230원에 마쳤다.

이엘케이의 주간사로 청약 당시 잔여물량 18만6540주를 모두 떠안았던 한화증권은 현재 약 7억원 규모의 손실을 본 상태다.

씨모텍의 경우 발행 주식(790만주)의 15%인 벤처금융 보유지분 118만여주가 지난 13일부터 매각제한 대상에서 해제돼 물량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공모주 시장의 침체로 상장계획을 자진 철회한 기업까지 나왔다.

올 9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던 에이엠에스티는 지난달 중순 IPO(기업공개)를 포기했다.

에이엠에스티 측은 "투자자들의 공모시장 외면과 손실 회피를 위한 보수적인 기업가치 평가 등으로 적정 공모가격 산출이 어렵게 됐다"며 "내년 이후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모주정보 제공업체인 피스탁의 김창욱 대표는 "풋백옵션과 기관 청약한도 제한 폐지로 증권사의 공모가 책정이 자율화되면서 공모가 거품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의 IPO(기업공개) 담당자는 "내년 공모주 시장도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