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혔다.
이건희 회장은 리더십과 창의력이 가장 뛰어나고,인재 양성과 해외 시장 개척에 제일 큰 공헌을 한 기업인에 꼽혀 '삼성 비자금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과 지지를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일반 국민 300명과 경영 관련 교수 및 현직 최고경영자(CEO) 각 10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가 정신 실태 및 존경받는 기업인'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작고한 기업인 12명과 현재 활동 중인 기업인 40명 등 52명을 제시한 뒤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4.1%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꼽았다.
이건희 회장(29.3%)과 고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10.5%),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9.5%),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3.2%)이 뒤를 이었다.
고 정 명예회장은 현직 CEO(50.0%)와 교수(27.7%) 등 전문가 집단에서도 '존경받는 기업인 1위'에 올랐다.
그는 '한국 경제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업인'(45.0%)으로도 뽑혔다.
일반 국민들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이건희 회장(35.0%)을 꼽았다.
이 회장은 '생존해 있는 기업인 중 가장 존경하는 인물'(69.8%)로도 선정됐다.
그는 특히 리더십은 물론 창의와 혁신,미래 예측력이 가장 뛰어나며 해외 시장 개척과 인재 육성에 가장 힘쓴 기업인에도 뽑히는 등 8개의 설문조사 항목 가운데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기업인이 추구해야 할 최대 목표로 이윤 창출(48.8%),존경받는 기업인의 근간으로 창의력(42.0%)을 각각 가장 많이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삼성 비자금 의혹 사태 이후 실시했는데도 국민들이 이건희 회장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며 "국민들이 삼성 의혹의 진위 여부보다는 기업 경영 능력이나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도 등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