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완구업체 다카라토미가 연초 내놓은 가정용 저금통 '인생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25만개가 팔려 나갔다.

500엔짜리를 넣을 때마다 반응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저금통이다.

동전을 많이 넣으면 액정의 캐릭터가 집을 키우면서 즐겁게 사는 모습이 나온다.

저축을 게을리하면 우울한 표정을 짓고 집이 쪼그라든다.

'인생은행'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면서 결과를 보고 실감할 수 있었던 데 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소비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2008년에 히트 상품을 내려면 '인생은행'처럼 소비자들이 사용하면서 효과를 실감할 수 있어야 하고 △저가로 승부하며 △친환경 컨셉트를 활용하고 △광범위한 대중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저가 제품의 인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선 재팬푸드시스템의 10엔짜리 만주(일본식 팥빵)나 이동통신 회사인 소프트뱅크모바일의 가족 간 통화 무료 서비스가 벌써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조금이라도 환경에 기여하면서 소비하겠다는 '환경 의식'도 히트 상품을 만들어 내는 키워드.베네통재팬이 1회용 비닐백을 대체하기 위해 내놓은 500엔짜리 '에코백'은 올 들어 110만개나 팔렸다.

대중을 공략하는 제품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인터넷 보급으로 성별 및 세대 간 정보 격차가 없어지고 '타인'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화된 소비를 즐겼던 트렌드가 한풀 꺾이고 있기 때문.유니레버가 시판한 향수나 시세이도 화장품처럼 성별이나 세대를 넘어선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은행' 같은 저금통처럼 효과를 실감할 수 있는 제품으론 나이키재팬이 파는 센서 부착 신발을 들 수 있다.이 신발은 뛰면서 거리,속도,소비 칼로리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