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히딩크와 다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호주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 핌 베어벡(51.네덜란드)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이 전임자였던 거스 히딩크(현 러시아 대표팀 감독)와 거리를 두며 자신만의 지도력으로 팀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로 히딩크 감독과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베어벡 감독은 8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발간된 '데일리 텔레그라프'와 인터뷰에서 "나는 히딩크와 다른 사람이다.

선수들을 지도하고 훈련하는 것은 히딩크보다 내가 더 많이 했다"고 선을 분명히 그은 뒤 "난 세계 최고의 감독들과 함께 일을 해봐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어서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지 잘 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을 복제할 수 없지만 선수들을 이끌어 결과를 얻는 법을 배웠다.

내가 호주로 가게 된 이유일 것이다.

나는 자격이 있고 아직 젊다"고 덧붙였다.

호주축구협회가 지난 6일 베어벡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자 '제2의 히딩크'를 기다려 온 호주 축구계와 여론은 '우리가 원하는 빅네임이 아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지난해 독일 월드컵 때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아 16강까지 올랐던 호주는 2007 아시안컵에서 8강에 그치자 아놀드 그래엄 감독을 해고하고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아시안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서 중도 하차한 베어벡 감독은 "한국에 머무는 것이 더 수월했을 지도 모른다.

나는 15세부터 35세까지의 모든 한국 선수들을 안다.

하지만 이제 모두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전임 그래엄 감독과 롭반(호주축구협회 기술이사)은 내게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최고의 팀을 만들어야 하는 책임은 결국 내게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