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투자 위험이 낮아지는 펀드.'

카멜레온 같은 펀드가 눈길을 끈다.

바로 '라이프사이클 펀드'다.

펀드의 관점에서 고령화에 대비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말 그대로 생애 주기에 맞춰 운용 스타일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은 줄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단순한 적립식 펀드에서 한 단계 진화된 상품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1996년 미국의 피델리티가 처음 도입했다.

가입자의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금 수령액이 달라지는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이 활성화되면서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빠르게 성장했다.

DC형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투자 위험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에 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점을 감안해 전문가들이 가입자의 연령대에 따라 투자 비중을 자동적으로 조정해 주는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인기를 모았다.

미국의 라이프사이클 펀드 시장 규모는 2002년 300억달러 수준에서 2006년 1월 말에는 100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고령화 문제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불행히도 고령화 추세로 보면 세계 수위권이다.

올해 발간된 유엔 경제사회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6년이면 한국 인구의 21%는 65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인구는 2050년이면 현재의 3배인 20억명,80세 이상은 지금보다 4배나 많은 4억명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국내의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2002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해 2005년 말 퇴직연금이 도입되면서 시장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마이다스 미래에셋 삼성 신한BNP파리바 한국 KB PCA 등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이런 유형의 상품을 운용 중이다.

11월 말 기준으로 라이프사이클 펀드 규모는 7400억원으로 전체 펀드시장의 약 0.2% 수준에 불과하다.

펀드별로는 2002년 11월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80주식1'이 설정액 2551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장은 "현재 노후대비 상품은 보험이나 연금에 치우쳐 있고 안정성을 감안해 DB(확정급여)형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며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면서 시기별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위험을 낮춰 적절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효한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