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의 이면을 현대적 렌즈로 비추는 '친절한 조선사'(최형국 지음,미루나무).왕들의 내밀한 모습부터 풀뿌리 민중의 애환까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낸 책이다.

곤룡포를 입은 채 밤새 공치기를 즐기던 세종이 노비의 남편에게도 육아휴직을 주도록 명한 얘기,우유를 즐기면 백성이 피해를 본다며 소젖 짜는 것을 중단시킨 중종,왜적의 하인으로 들어가 왜검법을 익힌 무림검객 김체건….담배의 값어치를 '무게로 쳐서 은값과 같았다'(비변사 등록) '현감직을 매직할 만한 뇌물'(숙종실록)이라고 표현한 대목 등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조선무예 전문가인 저자의 독특한 시각도 흥미롭다.

320쪽,1만3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