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신용도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부도위험은 최근 한달여 만에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국민은행 한전 KT 등 한국 대표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CDS(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은 11월 이후 한달여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았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의 신용위험을 떼어 내서 매매하는 파생상품으로 채권발행사의 부도위험에 비례하는 보험료의 성격이다.

삼성전자의 CDS 프리미엄은 10월 말 0.22%에서 4일 현재 0.44%로 두 배 올랐다.

한전도 10월 말 0.25%에서 0.53%로 두 배 이상 급등했고,KT는 0.30%에서 0.55%로 높아졌다.

금융사의 신용 추락은 더 가파르다.

리딩뱅크 국민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10월 말 0.39%에서 0.83%로 2.2배가량 수직상승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프리미엄도 11월 이후 2.2배로 높아져 각각 0.73%와 0.72%로 급등했다.

이 같은 CDS 프리미엄 상승추세는 글로벌 신용경색 국면을 맞아 이머징 국가에서 동시에 목격되고 있지만 유독 한국의 상승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른 나라의 CDS는 서브프라임 위기가 처음 불거진 7월과 비슷하지만 한국은 당시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CDS 프리미엄이 부도위험을 정확히 수치로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방향성과 강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프리미엄 상승은 해외채권 발행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형권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대부분 국가가 유동성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유동성을 죄고 있기 때문에 신용위험 증가 속도가 당분간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