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들을 위해 리스크 관리형 투자상품을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단순히 고수익을 좇기보다는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상품 수요가 늘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이 대표적인 대안 투자수단으로 꼽는 것은 헤지펀드와 관련된 상품들이다.

헤지펀드는 대부분 고수익 고위험 펀드로 알려져 있지만 은행들이 준비하는 헤지펀드 연관 상품은 대부분 10% 안팎의 수익을 추구하는 '미들 리스크,미들 리턴'형 펀드다.

하나은행은 주가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주가연계증권(ELS)처럼 특정 헤지펀드 인덱스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옥진주 하나은행 PB사업부 과장은 "헤지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채권을 편입할 수 있는 펀드로 국내외 증시보다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헤지펀드와 연관된 특정금전신탁 출시를 검토 중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투자상품을 결정해 돈을 맡기면 은행이 그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여러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헤지펀즈'는 한 펀드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할 수 없지만 특정금전신탁형 상품은 그런 규제를 받지 않는 게 장점이다.

하나은행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해외상품 오토 시스템 펀드도 고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해외 원자재와 곡물 등의 가격 등락폭에 따라 자동적으로 투자 상품을 사고파는 펀드다.

이 밖에 특정 건물이나 개발 사업에 투자해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동시에 돌려주는 부동산 사모펀드도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부동산 사모펀드는 일반 부동산 리츠펀드와 달리 투자 대상과 기간을 미리 정해놓은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3년 이상 돈을 묻어둬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박주한 신한은행 PB고객부 과장은 "헤지펀드와 특정 사모펀드는 대부분 6개월 이상 환매를 할 수 없고 일반 고객들은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