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항 거부' 둘러싼 외교갈등 해소 주목

미국과 중국이 지난 달 하순 중국 당국의 잇단 미 군함 홍콩항 입항거부를 둘러싸고 양국 국방당국간 첨예한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에서 3일부터 이틀간 고위급 국방회담을 개최,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브라이언 휘트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입항거부 문제가 의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회담에서 이 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회담에 미국측에선 에릭 에델먼 국방차관이, 중국측에선 마 시아오티안 인민해방군 외교담당 참모차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휘트먼 대변인은 이번 회담이 오래 전에 계획됐던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갑자기 마련된 회담이 아님을 설명하면서도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은 미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군사관계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군 당국자들은 지난 달 21일부터 24일 사이에 중국 당국이 당초 허락했던 항공모함 키티호크호 선단과 순양함 뢰벤 제임스호의 홍콩항 입항을 거부하고 폭풍을 피하기 위해 기뢰제거함인 패트리엇호와 가디언호가 요청한 입항도 거부하자 중국 당국에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표시했었다.

사건 직후 중국 정부 일각에서는 미 의회가 티베트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고,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려는 데 항의, 중국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키티호크호 입항거부사태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해명했으나 미 국방부는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무관을 국방부로 소환해 공식항의하는 등 국방분야 양국 관계가 지난 2001년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사건 이후 최고의 긴장사태로 치달았다.

지난 11월 초 중국을 방문했던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중국측과 상호간에 오해와 오판을 피하기 위해 양국 국방당국간 접촉과 전략적 대화를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 의제에는 양국간 군사관계를 비롯해 전세계 및 지역 안보문제, 테러와의 전쟁, 미사일 방어(MD)계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