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연례 환트레이드(거래) 보고서'를 통해 내년엔 미 달러를 팔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통화를 사는 것이 최선의 통화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자국 통화의 가치상승을 용인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중앙은행들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비용이 커짐에 따라 개입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아시아 통화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젠스 노르드빅 골스만삭스 선임외환전략가는 "미국 금리가 하향세이기 때문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환율 방어를 위해 자국 통화를 팔고 달러 자산을 사는 것이 갈수록 밑지는 장사가 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링깃과 싱가포르 달러 가치가 올 들어 미 달러에 대해 각각 4.7%와 5.9% 뛰고 대만 달러도 0.9% 올랐다며 내년엔 이들 통화의 상승폭이 5~1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달러는 지난 9월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두 차례 금리를 내리면서 가치가 더욱 추락,197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음을 상기시켰다.
골드만삭스는 또 영국 파운드화를 팔고 일본 엔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영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잉글랜드(BOE)가 금리를 현 5.75%에서 끌어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파운드화의 약세를 점쳤다.
이와 함께 통화 바스킷에서 미 달러와 캐나다 달러,파운드의 비중을 줄이고 브라질 헤알과 러시아 루블 및 체코 코루나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