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의 프리미엄 영화관이 송년회 등 연말모임 장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람료 10만원 짜리 초프리미엄 영화관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화관을 통째로 빌리는 '대관' 예약도 12월 말까지 거의 매진된 상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CGV의 초프리미엄 영화관 '씨네 드 쉐프(Cine de shef)'는 12월 저녁 시간대 대관예약률이 70%에 달한다.

이곳은 관람료가 8만∼10만원이나 되지만 최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식사까지 할 수 있어 호텔 행사를 대체하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들의 고객사은 행사나 임원 모임도 몰리고 있다.

지난 5월 개관 이후 삼성전자 하나은행 KCC 한독약품 등 국내 대기업과 샤넬 시세이도 라메르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대관 횟수만 180회에 이른다.

이곳을 대관한 CJ홈쇼핑 재무팀 관계자는 "서비스와 음식 시설 등이 호텔과 비교했을 때 전혀 손색이 없다"며 "참석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주에도 대관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GV의 프리미엄 영화관 '골드클래스'(관람료 2만5000∼3만원)에도 대관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

용산이나 상암 골드클래스는 12월 말까지 대관 예약이 거의 끝났다.

그럼에도 문의가 계속 오고 있어 지난 15일 새로 오픈한 신도림 골드클래스를 소개해주고 있다는 게 CGV 측 설명이다.

롯데시네마의 프리미엄관 '샤롯데'도 몰려드는 대관 수요로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명동 에비뉴엘관 샤롯데의 경우 연말까지 평일 대관 예약은 모두 마감됐다.

보통 일주일에 2∼3차례 대관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한 연말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문의가 너무 많아 신년회를 위한 1월달 대관 접수는 아예 받지도 않고 있다.

에비뉴엘관의 지미정 매니저는 "'베오울프'나 '골든에이지' 등 대작들을 보면서 한 해를 정리하겠다는 기업 모임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학생 고객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건대입구관 샤롯데의 경우 기업들이 많이 찾는 명동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연말 대관율이 70∼80%대에 육박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CGV나 롯데시네마처럼 30∼40석 규모의 소형 프리미엄관이 없어 직접적인 특수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코엑스점의 대형 프리미엄관인 'M관'(450석)의 경우 인근 호텔들에서 열리던 대규모 기업 행사를 하나씩 유치해오고 있다.

지역 밀착형 멀티플렉스인 프리머스 시네마도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연말 대관 횟수를 점차 늘리고 있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고급스러운 좌석에 앉아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극장 대관의 큰 매력"이라며 "이제 영화관을 이용하는 '문화송년회'가 완전히 자리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