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에서 초고속 고성장을 거듭해온 도요타 자동차가 신뢰도 저하 및 고급인력 유출, 환경보호단체들의 비판, 소송 등 쉽지않은 장벽들을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50년전 `크라운'이라는 자동차로 미국에 처음 진출한 이래 독특한 노사문화 등을 앞세워 놀랄만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품질과 신뢰도 평가를 높여왔으며 지난 한해 동안 미국시장에서 254만대를 판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바짝 추격했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제너럴 모터스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예상되었고 올 3.4분기까지 포드를 추월해 16.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데 이어 잠시이기는 하나 세계 판매에서 사상 처음으로 GM을 추월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 경영진 가운데 여러명이 라이벌 회사들로 빠져나갔고 환경보호론자들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가 하면 각종 신뢰도 평가는 하향 추세를 걷고 있는 등 도요타가 너무 빠른 시일에 고성장을 이뤘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평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짐 프레스 북미담당 회장이 크라이슬러로, 짐 팔리 렉서스 담당 총지배인이 포드로 각각 자리를 옮겼으며 노먼 보덱 도요타차 생산시스템 컨설턴트는 "회사가 직면한 최대 문제는 인재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올해 25만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팔았다는 도요타측 주장에도 불구하고 도요타가 세쿼이아 SUV와 같은 연료 저효율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보다 엄격한 연료효율 및 배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도요타는 최근 3년간 기록적인 리콜을 실시했는데, 2년전에는 연간 판매대수와 엇비슷한 220만대를 리콜했고 지난해에는 76만6천대를, 올들어서는 60만대를 각각 리콜했다.

각종 평가 기관의 신뢰도 분석도 크게 떨어졌다.

JD파워의 평가에서 도요타는 뚜렷하게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컨수머리포트'를 발행하는 소비자연맹(CU)에 의한 연간 신뢰도 랭킹에서도 강등됐다.

올 들어 도요타차 3종에 대해 평균 이하의 점수를 매긴 컨수머스 유니언의 자동차 엔지니어 제이크 피셔 씨는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신뢰도가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문제인데, 2005년까지만 해도 우수했지만 이듬해 모델은 평균치를 기록했고 2007년 모델은 평균 이하를 보이고 있고 이런 평가는 미국 진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이번달에 도요타는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대한 제조 결함을 감추려 했다는 소송에 휘말렸다.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프레몬트 공장에서 감사로 일했던 케이티 캐머런은 최근 4천5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캐머런은 "타코마, 코롤라, GM과의 협약에 따라 만드는 폰티액 바이브스를 생산하는 이곳에서 매니저들이 생산 결함을 보여주는 내 보고서를 조작했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강등 조치했다"고 주장한다.

캐머런은 "스티어링과 브레이크, 안전벨트 등에서 여러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감독자는 내 보고서를 보다 유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로 대체했음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머런이 아니더라도 품질 문제는 최근 잇따라 제기돼왔기에 와타나베 가츠아키 회장은 최근 2명의 임원을 품질 관리 감독직에 선임하면서 이 분야에서 종사할 8천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품질 관리에 더욱 역량을 쏟을 것임을 시사했다.

제이크 피셔씨는 이에 대해 "도요타가 품질에 대한 평판을 어떻게 회복해 자동차 업계의 장기 불황을 헤쳐나올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