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펀드매니저들이 아시아 이머징 증시 향방을 둘러싸고 상반된 진단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UBS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 아이린 고 매니저는 "일부 이머징 증시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전세계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분산 투자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ING자산운용 아ㆍ태지역본부 니콜라스 투비 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 인도가 내년에도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증시는 성장동력이 둔화되고 있는 선진 증시와 점점 디커플링(비동조화)화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고성장을 지속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

ING자산운용의 니콜라스 투비 아ㆍ태지역본부 주식운용본부장(CIO)은 21일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올해와 내년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대에 그치는 반면 아시아 지역은 6%대의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특히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 단기적으로 비중을 줄이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나 돼 2008년에는 다시 유망한 시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도시장은 워낙 내수시장이 탄탄해 세계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GDP는 물론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도 양호해 최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제조업과 수출 등이 주력이지만 인도는 비즈니스 아웃소싱 등 서비스 산업이 주력이어서 양국에 대한 투자는 분산 투자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투비 본부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세계경제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돼 최근 한국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