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닷새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전날 극적으로 만회했던 낙폭을 모두 반납한 뒤 1800선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주식시장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전과 달리 낙폭을 줄이려는 시도조차 관측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5.25P(3.49%) 떨어진 1806.99를 기록했다.

이날 낙폭은 지난 12일(67P)에 이어 올들어 6번째로 컸다.

뉴욕 증시가 소폭 반등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약세로 출발한 지수는 초반 반짝 반등을 시도하는 듯도 했으나 이내 방향을 틀어 나락으로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분주하게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물 폭탄을 막아서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외국인은 열흘째 '팔자'를 이어갔으나 순매도 규모는 48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5193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개인은 394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선물시장의 베이시스 악화로 차익매물이 대거 터져나오면서 프로그램은 884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하룻동안 출회된 프로그램 매도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다.

증권과 보험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모든 업종이 미끌어졌다.

삼성전자가 3% 넘게 하락하고 POSCO현대중공업, 한국전력, 국민은행 등이 모두 밀려나는 등 중대형주들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선 고유가 수혜 기대감이 작용한 SK에너지만이 3% 넘게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관리종목 지정에서 해제된 국제상사충남방적이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눈길을 끌었다. KDS는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소식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반면 전날 상한가에 올랐던 영원무역은 가격 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고, 금감원이 조만간 종합점검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에 미래에셋증권이 12% 급락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은 나란히 52주 신고가로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값이 오른 종목 수는 147개에 불과했지만 하락 종목 수는 681개에 달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