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의 원인인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해결방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이다.
20일 아시아 증시는 美 연준이 다음달 FOMC 이전에 긴급 회의를 소집, 금리를 낮출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상승 반전했다. 코스피 역시 저점대비 50포인트 넘게 낙폭을 줄였다.
연준이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美 증시는 지난 8월 저점을 하회하지 않을뿐 아니라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美 증시의 안정은 휘청대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추가 금리인하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美 증시가 하락한다고 연준이 조건 반사적으로 긴급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증시의 약세는 신용경색보다 금융주의 실적 악화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기준 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
성 팀장은 "유가 상승과 달러 약세로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인하 여력도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주택경기 침체와 경기 리스크 해소를 위해선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수반될수 밖에 없겠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12월 추가 금리인하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금리인하 직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 압력을 경험해야 했던 연준이 연속적으로 금리를 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이러한 고민은 인플레에 대해 우려한 지난달 FOMC 발표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미국의 소비경기가 추가 금리인하가 시급할 정도로 악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연속 금리인하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여서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되겠지만, 지금은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는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음달 FOMC의 금리결정 전까지 변동성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진바닥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주택지표와 추수감사절 소비동향 등의 변수들이 남아있어 당분간 등락 과정이 조금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