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유치를 둘러싸고 인천의 대표적 대학인 인하대학교와 인천대학교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인하대학교는 로스쿨 건물을 최근 완공하고 교수를 채용하는 등 로스쿨 유치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반면 인천대학교는 유치 신청을 사실상 포기했다.

인하대 측은 지역의 특성인 항만, 공항, 경제자유구역과 관련된 물류 분야 및 WTO(세계무역기구)와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대비한 지적재산권 분야를 전문화한 로스쿨 설치를 목표로 법학과 교수를 14명에서 19명을 더 채용, 33명으로 대폭 늘렸고 앞으로 5∼10명을 더 영입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최근엔 127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7천600여㎡ 규모의 법학전문대학원 건물을 완공했다.

또 커리큘럼을 이론과 실무가 조화되도록 하고 특히 미국의 로펌 및 기업 등과 연계한 실무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천상공회의소, 인천경영자총협회, 새얼문화재단, 인천 경실련, 인천항발전협의회 등 인천지역의 기관.단체 등이 인하대 로스쿨 설치 인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청와대와 교육인적자원부, 국회 등에 제출, 인하대의 유치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준비도 철저히 했고 지역사회에서도 적극 도와주고 있어 유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인천 실정에 맞는 물류.지적재산권 분야 법률전문가를 양성, 지역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립 인천대는 지난 2005년 11월 로스쿨 설치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당초 로스쿨 유치에 의욕을 보였으나 캠퍼스 송도국제도시 이전 및 국립대 법인화 전환 등 현안에 밀려 이번에 신청서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신청 마감일은 오는 30일이다.

이에 따라 인천대는 상당 기간 로스쿨 유치 기회를 갖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대 관계자는 "로스쿨을 설치하려면 교수증원, 건물 확보, 커리큘럼 개편 등의 작업을 추진해야 하나 그렇지 못했다"면서 "우선 캠퍼스를 송도로 이전한 뒤에나 유치 여부를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지역 교육계의 한 인사는 "인하대가 로스쿨을 유치하면 학교 위상이 제고되는 데 반해 유치신청을 하지 않은 인천대는 상대적으로 위상이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