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국시장 쟁탈전'이 단순히 항공기를 더 띄우는 '증편 경쟁'을 넘어 항공 동맹체를 이용한 '네트워크 경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소속된 '스카이팀'과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하는 '스타얼라이언스'가 각각 중국 대형 항공사들에 대한 정회원 가입을 최종 확정,공동 운항을 통한 '탑승률 끌어올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스카이팀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남방항공을 11번째 정식 회원사로 받아들였으며,스타얼라이언스는 다음 달 12일 에어차이나(국제항공) 및 상하이항공과 정회원 가입 서명식을 갖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공식 파트너'가 되는 남방항공은 에어차이나 및 동방항공과 함께 '중국 3대 항공사'로 꼽히는 메이저 업체.연간 수송인원은 4920만명으로,12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진영에 합류하는 에어차이나(3150만명)와 상하이항공(750만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

남방항공의 합류로 스카이팀은 연간 수송인원(4억2760만명) 측면에서 처음으로 스타얼라이언스(4억600만명)를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동맹체'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남방항공의 한~중 노선 시장점유율(항공편수 기준)은 12%대로,아시아나항공(25%) 대한항공(25%) 동방항공(23%) 등 '빅3'는 물론 에어차이나(13~14%)에도 다소 못 미친다.



상하이항공의 경우 한~중 노선 점유율은 1% 정도다.

대한항공은 남방항공의 스카이팀 가입을 계기로 인천~선양 및 인천~광저우 노선에 한정된 공동운항 구간을 한~중 전 노선으로 확대하는 등 시너지 효과 창출에 힘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 고객들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남방항공 비행기를 타도 불편함이 없도록 다음 달 18일부터 대한항공 승무원도 투입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또 스카이팀과는 별도로 동방항공과의 한~중 전노선 공동운항도 이른 시일 내에 성사시켜 '아시아나파(派)'에 맞서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차이나와 상하이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계기로 한~중 노선의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구상이다.

두 항공사가 합류하면 아시아나 진영의 한~중 노선 수송 점유율(주 279회 운항)은 약 40%로,남방항공을 합친 대한항공 진영 점유율(주 268회 운항)을 2~3%포인트 차로 앞서 나가게 된다.

물론 지금은 에어차이나가 대구~베이징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공동운항을 시행하고 반대로 남방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을 추진하고 있지만,시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동맹체 위주로 공동운항이 조정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동방항공은 항공동맹체에 가입하지 않은데다 양대 국적사와 모두 공동운항을 실시하고 있어 어느 쪽도 '내 편'이라고 하긴 힘든 상태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