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부터 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비싸지고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낮아진다.

금융감독 당국이 평균수명 연장으로 생보사 연금보험 지급액이 갈수록 커져 경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보험료 산출 방식을 변경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3일 보험사들이 보험 상품의 다양한 속성을 고려해 보험료를 책정하도록 산출 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금보험료 인상,종신보험료 인하

금감위는 현행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가입 연령에 관계없이 평균 수명을 동일하게 적용해 계약자 간 보험금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가입 당시 20세와 40세인 두 보험 계약자가 55세 이후 연금 수령 시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20세 계약자의 수명이 40세 계약자보다 더 연장돼 연금수령액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금감위는 2009년 4분기부터 연금보험의 다양한 속성을 고려해 가입자별 예정보험금 지급 규모,상품판매 규모,계약 유지율,보험사의 미래 투자계획 등을 감안해 보험가격을 결정하도록 변경키로 했다.

또 보험사들은 가입자의 생존율 전망을 반영해 연금보험의 보험금 지급에 대비하는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평균수명 연장을 감안해 연금보험의 책임준비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가입자별 예정보험금 지급 규모 등을 감안하면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전반적으로 오르며 특히 기대 수명이 긴 젊은층일수록 보험금을 많이 받기 때문에 보험료가 더 비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망 때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과 일정한 기간에만 사망을 보장하는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사망 확률이 낮아져 보험료 인하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연금보험 지급액 급증할 듯


금감위가 연금보험의 보험료 산출 방식을 이처럼 변경키로 한 것은 연금보험 판매 증대와 평균 수명 연장이 맞물리면서 보험사의 경영수지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생보사의 연금보험 판매 규모(수입 보험료 기준)는 2002년 8조4000억원에서 2006년 17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3월 말 현재 적립금(보험계약자에 대한 부채)은 75조1000억원으로 생보사 전체 적립금의 34.0%에 달한다.

현재까지 판매된 연금보험의 70%가 2015년 후부터 보험금 지급이 본격 개시된다.

보험개발원은 내년부터 보험사가 연금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판매 당시 예상한 지급액을 초과하기 시작,2037~2042년에는 매년 3000억~5000억원의 추가 지급 부담이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가치로 추정할 경우 보험사의 추가 지급액은 2조7000억원,평균수명 증가율이 향후 10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엔 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