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4분기 3290만대보다 1700만대가량 많은 것으로 정보통신총괄의 분기 판매량으로는 사상 최대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판매호조에 힘입어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목표를 전년(11.4%)보다 3.1%포인트 높은 14.5%로 올렸으며,내년 점유율 목표는 20%대로 설정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3일 "지난 10월 한 달간 1600만대를 판매하는 등 4분기 들어 세계 주요 시장에서 휴대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내부 판매량과 점유율 목표치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당초 올해 연간 판매 목표치(약 1억6000만대)를 1700만대가량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력받는 최지성의 '노키아'식 전략
세계 휴대폰 업계에서 '분기 휴대폰 판매량 5000만대'는 노키아와 모토로라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노키아는 매 분기 1억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고, 모토로라도 지난해 4분기에 6570만대를 세계 시장에서 팔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1∼2년간 노키아와 모토로라보다 한참 뒤처지는 2000만∼3000만대에 불과한 분기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 한 해 전체 판매량은 1억1400만대로 노키아의 4분기 판매량(1억550만대)을 간신히 웃도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 들어 삼성전자가 기존 고가 프리미엄 시장 중심에서 중ㆍ저가 시장 동시 공략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휴대폰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정보통신총괄을 맡은 최지성 사장의 마케팅 전략 수정이 주효했던 것.최 사장은 북미와 유럽 등 하이엔드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자는 기존 전략을 바꿔 고가 프리미엄 시장과 함께 인도 남미 등 중저가 시장도 동시에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했다.
1등을 따라잡기 위해 1등(노키아)의 판매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나선 것이다.
전략 수정이 주효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374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모토로라(3550만대)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
또 지난 3분기에도 426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지난해 3분기(2890만대) 이후 6분기 연속 분기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결국 삼성전자가 4분기 판매목표치와 점유율 목표를 각각 5000만대와 14.5%로 상향 조정한 것은 '노키아식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노키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올해의 성장세를 내년까지 이어가기 위해 신흥시장용 중저가 제품 물량을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대폭 높인다는 전략이다.
점유율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부동의 업계 1위 노키아 추격전'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우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내년에 국내외 휴대폰 생산량을 올해보다 4000만대 늘어난 2억대 이상으로 잡았다.
연간 7000만대 수준인 중국 생산물량을 1억대 이상으로,500만대인 인도 생산물량도 내년에는 두 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중동 및 북아프라카 지역 판매 목표치를 올해 1400만대에서 내년엔 2900만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신흥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영업이익률도 중저가 제품에서 8∼9%대를 유지해 내년에도 두자릿수대를 안정적으로 끌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최근 해외에서는 삼성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달라진 동물(different animal)'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1년 전에 비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며 "내년에는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