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펀드에 올인하는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차이나펀드 광풍이 불고 있다.

한국 내 해외펀드 설정액 상위 10개 중 6개가 차이나펀드일 만큼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위인 신한BNPP의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는 설정액이 3조원을,2위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도 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출시된 해외펀드 221개 중 차이나펀드는 14%인 31개에 그쳤으나 차이나펀드 수탁액은 전체 해외펀드의 37.1%에 달했다.

그렇다면 차이나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어디로 가서 어떤 주식을 사는 데 쓰일까.

중국 증시제도 특성 때문에 이 돈이 중국 주식시장으로 직접 들어가진 못한다.

대신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편입한다.

살 수 있는 종목도 중국인들이 사는 것과 다르다.

한정된 종목을 중국이 아닌 다른 시장에서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한국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중국에는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가 있다.

양쪽 모두 A시장과 B시장으로 구분돼 있다.

A시장은 중국 사람만이 거래할 수 있는 곳이고,B시장은 외국인 전용 시장이다.

B시장에선 위안화가 아닌 달러(상하이증시)나 홍콩달러(선전증시)로 매매대금을 결제한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인터넷으로 사고파는 중국 주식도 모두 B시장 종목들이다.

문제는 A시장과 B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다르다는 점.상하이A시장에는 857개 종목이,선전A 시장에는 64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그러나 B시장 상장 종목은 상하이가 54개,선전이 55개밖에 안 된다.

A시장에는 중국의 우량 종목인 국영기업들이 상장돼 있지만 B시장은 민영기업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B시장은 상장주식 수도 적다.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증시를 완전 개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외국인이 A주식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제도'를 도입,정부 허가를 받은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A주식을 살 수 있게 했다.

현재 52개 외국 기관투자가가 QFII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살 수 있는 A주식의 총량은 100억달러어치로 묶여 있다.

상하이증시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3조6000억달러를 웃돌아 100억달러는 의미가 없는 수치다.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거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증시를 통해 중국 주식에 투자한다.

투자금액에 제한이 없기 때문.따라서 홍콩증시의 H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H시장은 중국 기업으로 중국증권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이 거래되는 곳이다.

현재 144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페트로차이나,차이나모바일,건설은행 등 중국을 대표하는 우량주들이 대부분이다.

한국의 차이나펀드들도 대부분 홍콩증시에서 H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 펀드는 QFII 자격을 취득한 곳이 없어 중국 증시에서 직접 주식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QFII 승인을 받은 외국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권한을 일정액만큼 불하받아 A시장 주식을 사는 펀드들도 최근 생겨나고 있다.

홍콩증시가 중국 본토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차이나펀드들은 H시장 거래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본토 증시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중국 펀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페트로차이나 등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을 본토 증시에 잇따라 상장시키고 있다.

또 중국 증시의 전체 발행주식 중 60~70%를 차지하는 비유통주를 유통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