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내년 초 오픈 마켓(온라인 장터)에 진출한다.

GS,CJ 등 대기업 계열 홈쇼핑회사들이 후발 주자로 뛰어든 이후에도 G마켓과 옥션 '빅2'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양분해 온 오픈 마켓에 'SK 변수'가 새롭게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싸이월드와 싸이마켓 운영 등을 통해 온라인 유통의 노하우를 축적해 온 SK의 등장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3위권 이하 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몰 기능 합친 '하이브리드 몰'로 차별화

업계에 따르면 SK는 내년 1월 오픈마켓인 'T몰'(가칭)의 문을 연다는 일정을 확정,막바지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T몰은 오픈마켓과 전문몰이 합쳐진 하이브리드몰 형태로 운영된다.

SK가 하반기 들어 모닝365(도서),체리야닷컴(화장품),바바클럽(의류) 등의 전문몰을 인수한 것도 T몰의 콘텐츠를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당초 SK는 지난 10월에서 연내로 T몰의 개장 시기를 늦춘 뒤 콘텐츠 강화 등을 위해 정식 개장 시기를 내년 1월로 한 차례 더 연기했다.

SK는 100명 이상의 쇼핑몰 운영 인력을 확충했으며 판매자(seller)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온라인몰 광고 코너인 쇼핑박스 등에 미리 광고 예약을 잡아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SK가 T몰 론칭을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350억원을 책정하는 등 광고와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올초 SK는 G마켓과 동대문닷컴 등의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오픈 마켓 진출을 타진했으나 인수 가격,인수 후 운영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 오픈 마켓에 직접 진출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오픈 마켓 사업을 추진하거나,온라인 사업팀을 분사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쇼핑몰 인력을 충원해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마켓 시장 '제2의 빅뱅' 오나

오픈 마켓은 2004년 이후 패션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한 가운데 옥션과 G마켓이 양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업체와 인터넷 포털이 오픈 마켓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엠플(CJ홈쇼핑) GSe스토어(GS홈쇼핑) 등이 시장에 진입했다.

이들 후발업체는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등 3위 다지기에 나섰다.

하지만 엠플과 GSe스토어 등은 지난 3분기에 매출이 급감하면서 홈쇼핑업체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업 철수 및 매각설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 마켓에 뛰어드는 SK는 단기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 초기 시장 안착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SK는 이미 지난해 말 싸이마켓을 통해 오픈 마켓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재수생'이라는 점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네이트온(메신저) 회원과 SK텔레콤 이용자 등 풍부한 고객 DB(데이터 베이스)를 보유한 점도 매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서두르지 않고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한 데다 운영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며 "선두 업체들과 SK의 마케팅 전쟁이 달아오를 경우 3위권 업체들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