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경제도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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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후 '카라치 지수' 4.6% 폭락
호황을 누리던 파키스탄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주말 발표된 국가비상사태로 파키스탄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폭압적인 정치가 잘나가는 경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이번 비상사태는 지금까지의 정치적 불안과는 차원이 다른 악재"라며 "정정 불안이 길어질 경우 파키스탄 경제가 빛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 3일 전격적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헌법기관의 모든 기능을 중지시켰다.
곧바로 야당 정치인과 인권운동가,변호사 등이 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지만 무샤라프 정권의 무력 진압에 막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체포ㆍ감금된 반정부 인사만 수천 명에 달한다는 것이 야당 측 주장이다.
후진적인 정치 체제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파키스탄 경제는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섬유산업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경제성장률은 2004년 이후 작년까지 연 평균 7%를 웃돌았고 파키스탄 증시의 '카라치지수'는 2002년 이후 근 5년 동안 1000% 이상 급등했다.
파키스탄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도 바뀌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템플턴 애셋 매니지먼트는 최근 파키스탄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을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꼽고 '프런티어 마켓'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도 꾸준히 늘어 작년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번 비상사태가 이런 낙관적인 경제 상황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파키스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마저 무샤라프의 폭압 정치에 등을 돌리자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당장 주식시장이 요동을 쳤다.
비상사태 이후 첫 개장일인 지난 5일 카라치지수는 전일 대비 4.6% 급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16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슬슬 발을 빼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7~9월)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9억901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11억960만달러)에 비해 10.8% 줄었다.
파키스탄 외국인 직접투자의 3분의 1가량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날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파키스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내렸다.
여차하면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파키스탄 투자에 적극적인 미국계 투자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느냐가 파키스탄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의회는 선거를 1년간 연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해 총선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지난 주말 발표된 국가비상사태로 파키스탄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폭압적인 정치가 잘나가는 경제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이번 비상사태는 지금까지의 정치적 불안과는 차원이 다른 악재"라며 "정정 불안이 길어질 경우 파키스탄 경제가 빛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 3일 전격적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헌법기관의 모든 기능을 중지시켰다.
곧바로 야당 정치인과 인권운동가,변호사 등이 비상사태 선포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지만 무샤라프 정권의 무력 진압에 막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체포ㆍ감금된 반정부 인사만 수천 명에 달한다는 것이 야당 측 주장이다.
후진적인 정치 체제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파키스탄 경제는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섬유산업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경제성장률은 2004년 이후 작년까지 연 평균 7%를 웃돌았고 파키스탄 증시의 '카라치지수'는 2002년 이후 근 5년 동안 1000% 이상 급등했다.
파키스탄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도 바뀌었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템플턴 애셋 매니지먼트는 최근 파키스탄과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을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꼽고 '프런티어 마켓'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한국과의 교역 규모도 꾸준히 늘어 작년에 1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번 비상사태가 이런 낙관적인 경제 상황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파키스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마저 무샤라프의 폭압 정치에 등을 돌리자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모습이다.
당장 주식시장이 요동을 쳤다.
비상사태 이후 첫 개장일인 지난 5일 카라치지수는 전일 대비 4.6% 급락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16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슬슬 발을 빼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7~9월)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9억901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11억960만달러)에 비해 10.8% 줄었다.
파키스탄 외국인 직접투자의 3분의 1가량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이날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파키스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내렸다.
여차하면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파키스탄 투자에 적극적인 미국계 투자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총선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느냐가 파키스탄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의회는 선거를 1년간 연기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해 총선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