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당국이 농업인의 날을 맞아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농림부는 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11월 8일 서울 남산한옥 마을에서 '가래떡 데이'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11월 11일 빼빼로를 선물하는 대신 우리 쌀로 만든 가래떡을 선물하는 문화를 만들어 쌀 소비를 촉진하는 의미를 담겠다고 설명했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취지는 맞지만, 연인들을 위한 날에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행사를 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고, 옳은지 의문이 든다. '빼빼로 데이'를 단순히 제과업체의 마케팅 전략 수단이라고 폄하할 수 도 있지만, 사실 '빼빼로를 올해는 받겠지'하는 독거남녀(?)들의 바램도 담겨져 있는 날이다. 연인끼리 만나서 100일 또는 200일 기념이 될 수 있는 날에 쌀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의미에서 '가래떡'을 선물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는 되짚어 볼 만 하다. 농림부 내부에서도 결혼하지 못한 연인들이 있을찐저, '가래떡 데이'라면서 떡을 선물한다면 이벤트려니 넘어갈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도 있다. '빼빼로 데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과 우정,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한 날이라는 게 대다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자 통설이다. 쌀 소비 촉진에 노력하고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자는 농림부의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빼빼로 데이마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서 가래떡과 빼빼로로 싸워야 하는지 되짚어 보기를 농림부에 권고하고 싶다. 이것은 마치 '발렌타이 데이'때 발렌타이 17년산이나 21년산 위스키를 마시며 기념하자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