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하얀 수증기가 솟아 오르는 온천마을을 볼 수 있다.
150여곳의 대규모 온천단지를 포함해 1만4000여개의 크고 작은 온천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일본열도 주요 4개 섬 중 최남단에 위치한 규슈의 구마모토현도 마찬가지.오감을 만족시키는 각양각색의 온천을 즐기기에 좋다.
청풍장이 특이하다.
청풍장은 아소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유황온천.6대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온천이다.
피로를 풀거나 때를 밀기 위해 하는 온천이 아니라 오래 머물며 병을 고치는 치료 목적의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호소카와 가문을 위해 화약 원료를 댔던 곳으로,사무라이와 승려만이 머물 수 있었다고 한다.
청풍장에는 온천탕이 모두 5개 있다.
스즈메노탕이란 남녀 혼욕의 온천탕이 눈길을 끈다.
뜨거운 온천물이 탕 바닥의 진흙 사이로 솟아 오른다.
온천원수가 탕으로 직접 솟아오르는 온천은 일본에서도 세 군데밖에 없다.
군마현과 아오모리현에 1개씩 있다고 한다.
탕 바닥의 진흙으로 머드팩 효과도 볼 수 있느니 꿩먹고 알먹고다.
목조건물인 온천장은 얼핏 보기에 허름하다.
200년 연륜이 느껴진다.
반질반질한 마루바닥과 단정한 다다미방에서도 늘 변함없는 서비스정신을 느끼게 한다.
장기 체류용 방도 따로 만들어 놓았다.
콘도처럼 음식을 해먹는 형태다.
단순히 온천을 즐기러온 이들을 위한 식당도 있다.
본관건물 뒤 곡수암이란 식당 분위기가 멋지다.
경주의 포석정처럼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주방에서 꼬치요리 재료를 담아 띄워 보낸 그릇이 주문한 손님 상 옆에서 자동으로 멈추는 형태다.
요리를 맛보며 풍류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다.
구로카와(黑川)온천도 아주 유명하다.
일본의 온천마을 베스트5에 꼽히는 300년 전통의 온천마을이다.
아소구주국립공원의 고원 초지를 관통하는 11번 도로를 타고 들어간다.
구로카와 온천마을에는 모두 24개의 '료칸'이 모여 있다.
하룻밤을 자는 데 한 사람당 20만원이 넘는 고급 온천료칸들이지만 주말이면 방을 예약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료칸에서 머물지 않고 온천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이곳 관광료칸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마패 모양의 온천입장 패스를 끊으면 된다.
패스는 1만2000엔으로 세 곳의 온천탕을 체험할 수 있다.
각각의 온천료칸은 작고 아담하다.
대여섯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기능탕들이 서너개씩 있다.
이코이료칸의 미인탕이 특히 예쁘다.
대나무숲을 주제로 꾸민 아담한 정원처럼 탕을 꾸며놓았다.
아래 위 탕을 이어놓아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온천을 즐기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야마비코료칸은 노천탕이 아주 넓다.
노천탕에 담근 몸은 이내 후끈 달아오르지만 머리는 시원해 정신이 맑아진다.
미리(美里)료칸의 물색은 약간 희뿌연 게 이색적이다.
시노유료칸은 가족탕과 특실 다다미방이 눈길을 끈다.
구마모토는 온천물뿐만 아니라 민물이 맑은 동네로도 유명하다.
아소산 남쪽의 시라카와(白川)샘이 그 주장격이다.
일본 명수 100선에도 올라 있는 샘으로 하루 60t의 물이 솟아오른다.
물맛은 일반 샘물과 비슷하지만 물을 받으러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다.
샘 입구 가게에서 물을 떠갈 수 있는 페트병을 판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아시아나항공, 매주 월ㆍ목ㆍ토요일 구마모토 직항편 운항
구마모토현은 일본 규슈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인구는 180만명.현청 소재지는 구마모토시다.
아소 활화산과 온천으로 유명하다.
연간 1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다.
아시아나항공이 매주 월ㆍ목ㆍ토요일 구마모토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시간20분.부산에서 쾌속선을 타고 후쿠오카로 들어가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가고시마혼센을 이용해 구마모토역까지 갈 수도 있다.
일본 지자체 관광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ICC가 구마모토현 관광정보를 제공한다.
(02)737-1122,www.japanp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