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한국에서 8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가 한국의 정보기술(IT) 벤처 창업과 투자가 '최악'이라고 단정했다.

창업이 거의 없고 도전 정신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에서 벤처 창업 지원 전략을 담당하는 류한석 소프트뱅크 미디어랩 소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IT 벤처 투자 현황에 대해 이같이 얘기했다.

류 소장은 소프트뱅크 미디어랩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리트머스'를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려고 한국에 들어왔는데 요즘에는 투자하고 싶어도 투자할 만한 벤처가 없다"며 "키워서라도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해 리트머스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벤처 창업 현실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높아졌다.

류 소장은 "요즘 한국에서 웹2.0(사용자가 참여하고 공유하는 인터넷)과 관련된 창업은 거의 없다"면서 "이렇게 심각한 적이 없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랩 연구원들과 함께 샅샅이 뒤져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반년 동안 고작 17개 팀을 만났다고 했다.

류 소장은 "도전 정신이 완전히 실종된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17개 팀이라도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