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1일 발표에 대해 제약업계는 소비자들의 비난과 향후 검찰수사 등을 걱정하면서도 속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공정위의 과징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애초에 과징금 규모가 회사당 최대 1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전체적으로 과징금 규모가 줄어든 것 같다"며 "총매출이 아닌 리베이트를 통해 발생한 매출에 대해서만 과징금을 매겨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수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에 고발조치를 당한 동아제약 등 상위 5개 제약사의 경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공정위 조사로 영업활동이 위축됐는데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 영업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중 동아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등 3개사는 약품을 도매상에 공급하면서 지정된 판매가격 아래로 할인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 '재판매가격 유지 행위'로 추가 제재를 받자 현행 약사법과 충돌 소지가 있다며 반박했다.

이들 회사는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을 보험약가보다 싸게 공급할 경우 다음부터는 그만큼 보험약가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도매업체들에 특정 가격 아래로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주문한다"며 "이에 대해 과징금을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