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간 남해안 일대에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신생 조선소들이 내년에 첫 고비를 맞을 것이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조선경기가 일시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 신생 조선소의 생존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31일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해상물동량 감소에 따른 선박수요 감소와 선박인도량 증가에 따른 공급증가가 맞물리며 내년 세계 선박수주량이 올해보다 63.3% 줄어든 2200만CG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후판.인력.경험부족 등 '3난(難)'에 시달리는 신생조선소들이 시황악화라는 네 번째 암초를 어떻게 피해나갈지에 조선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중고에 직면한 신생조선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형조선소들은 경기사이클 하락에 따른 최악의 불황을 수차례 극복하며 위기관리능력을 키워왔다.

선종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유조선,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선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신생 조선소는 사정이 다르다.
신생 造船 시련의 계절 오나
범용선이 주력인 이들 조선소들은 취약한 위기관리능력으로 인해 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릴 경우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후판.인력.경험 부족에다 시황악화까지 겹친 4난이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1년까지 매년 300만t 이상의 후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연간 2000명가량의 조선 기능인력이 모자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향후 3년간 연평균 세계 선박 인도량이 4520만CGT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3300만CGT)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금경색 가능성 높아

조선업계에선 4난에 직면한 신생 조선소들이 자금경색 등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신생 조선소들도 수주량이 많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시황이 꺾이면 범용선 위주의 영업전략이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부터 추가 수주가 어려워 자금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조선소 관계자도 "조선소의 경우 통상 건설자금이 조 단위에 이르고 투자회수기간만 10년 정도 걸린다"며 "시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치솟는 후판 가격과 임금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중소형 조선소가 선박 건조량의 46%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국내 신생 조선소들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블록 제작업체인 성동조선과 SPP조선이 2005년 신규선박 건조사업에 뛰어든 이후 대한조선 C&중공업 등 20여개 업체가 기존시설 확장 또는 조선소 신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해안 일대에 새로 건설하고 있는 13개 조선타운은 연관 산업단지 등을 제외한 조선소 면적만 670여만평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소 면적의 두 배에 육박한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