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 어학능력 평가 기준을 토익(TOEIC),텝스(TEPS) 대신 영어 말하기 시험인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은 또 지금까지 해외 파견 직원과 일부 임직원들의 승진 평가에만 활용했던 'OPIc'를 앞으로는 전 계열사의 모든 임직원 승진 평가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삼성그룹이 어학능력 평가 기준을 바꾸기로 함에 따라 대졸 채용 시장은 물론 다른 대기업의 채용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삼성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각 계열사 인사담당자 회의를 열고 토익,텝스 등 기존 어학능력 평가 기준을 실무 어학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OPIc'로 바꾸기로 잠정 결정하고 오는 12월께 최종 방침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OPIc'는 미국 LTI사(社)가 주관하는 영어 말하기 시험으로 듣기와 문법 위주인 토익 등과 달리 컴퓨터를 통해 응시자의 실무회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다.

국내에서는 삼성그룹 관계사인 크레듀가 최근 LTI를 인수,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OPIc 테스트를 실시 중이다.

삼성은 내년 그룹 공채시험부터 OPIc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면접을 실시하기 전에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OPIc 테스트를 실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현재 임직원들의 승진심사 때 토익과 텝스 위주로 실시하고 있는 어학능력 평가 기준도 OPIc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처럼 삼성이 신입사원 및 사내 임직원들의 어학능력 평가 기준을 바꾸기로 한 것은 기존 지필고사(종이에 답안을 쓰는 시험) 성적으로는 임직원들의 어학능력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기존 지필시험 방식의 개선을 검토 중이나 토익을 전면 폐지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