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가 증시의 새로운 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맞수 신세계롯데쇼핑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3분기 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신세계에 더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반된 주가…벌어지는 시가총액

26일 신세계는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3만5000원(4.86%) 오른 7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치 기록이다. 반면 롯데쇼핑의 주가는 이틀째 떨어져 전날보다 2000원(0.46%) 하락한 43만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경합을 펼치던 유통주 시가총액 1위 경쟁에서도 신세계(14조2396억원)가 롯데쇼핑(12조4886억원)과의 차이를 2조원 가까이 벌리며 치고 나갔다. 롯데쇼핑은 삼성물산(12조1849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어 유통주 2위 자리도 위태롭게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인은 신세계 산다

두 종목의 상반된 주가 흐름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단 3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신세계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도 DSK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대로 롯데쇼핑 주식은 3일을 제외하고 계속 팔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초 20.66%에서 19.65%로 낮아졌다.

◆소비 트렌드 변화…할인점 강한 신세계 유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이 신세계가 앞서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올 3분기에 신세계가 21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롯데쇼핑은 1682억원을 기록했다.
박 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기록으로 봐도 신세계가 롯데쇼핑에 비해 실적이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신세계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해외 소비의 대부분은 백화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백화점 부문이 강한 롯데쇼핑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3분기 롯데쇼핑 실적의 부정적인 부분은 백화점 마진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점"이라며 "백화점의 이익을 할인점에 투자하는 구조에 어려움이 생길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신세계는 자체상품(PB)을 늘리기로 하는 등 할인점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소비경기 회복의 수혜를 더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