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천연가스(LNG)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가스공사가 말레이시아 등과 맺었던 천연가스 도입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2011년 이후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스대란'이 우려된다.

천연가스 도입 계약 연장이 쉽지 않은데다 신규 계약 성사 여부도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어서다.

가스공사가 24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천연가스 수요량은 2654만t인데 공급량은 2577만t뿐이어서 77만t이 부족할 전망이다.

2011년에는 천연가스 수요량이 3290만t으로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770만t의 천연가스가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이 되면 천연가스 수요는 4035만t에 이르지만 공급은 오히려 감소해 수요의 절반 이상인 2276만t을 충당할 수 없다.

국민중심당 권선택 의원은 이날 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 수급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기존 도입 계약이 끝나가고 있는데 신규 수입 협상은 진행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계약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신규 유전의 경우 생산시기가 모두 2011년 이후"라며 "가스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과 대통합신당 최철국 의원도 지난 7월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전력부족분을 천연가스 발전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가스공사가 현재 BG 셸 등 공급선과 스팟 물량(장기계약 없이 현물시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동절기에 103만t이 부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도입가격이 100만BTU(열량 단위) 당 1만2600원으로 미국(6980원)의 2배에 육박한다며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도입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천연가스 주요 소비국인 일본과 대만도 각각 9200원,958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가스공사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가격이나 동·하절기 비율 등의 도입 조건을 유리하게 하려다 보니 신규 도입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며,2011년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천연가스 물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