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4일 무소속 대선 출마설과 관련,"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 주최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수국민대회'에 참석한 뒤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지금은 묻지 마세요.나중에…"라며 말을 아꼈다.

이 전 총재의 발언은 전날 "대선 불출마는 변함없다"는 입장과는 상반된 것으로 이 전 총재가 아직까지 대선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측근들은 "대선출마를 하지 않더라도 현실정치에 다시 복귀할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와 정통성이 위협받고 자유민주주의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북의 김정일과 남의 친(親)김정일 세력이 또 다시 한반도의 주도권을 장악하느냐,아니면 대한민국 수호세력이 장악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햇볕정책을 계승한 노무현 정부는 북에 아첨하고 굴종과 조공을 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특히 "정치권에서도 대선의 표를 의식해 소위 '수구꼴통'으로 몰릴까봐 몸조심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은 장밋빛 환상이 아니라 가시밭 길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면서 우회적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선후보를 비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