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都洙 < 보성파워텍 회장 dslim@bosungpower.co.kr >

경기도 안산에 있는 반월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중소기업을 경영한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갯벌을 매립해 분양을 시작할 때 입주했으니까 터줏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반월산업단지 공사를 시작하고 처음 분양할 때만 해도 교통편이 많이 불편하고 근로자들의 복지 문제도 어렵고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허허벌판에 공장 기초를 세우고,라인을 점검하고,직원들과 수없이 많은 밤을 함께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나라 최대의 국가 산업단지가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반월산업단지는 지난 1970년대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만들어졌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박 전 대통령이 후보지 검토를 위해 헬기를 타고 순시하던 중 입지 조건이 가장 좋은 반월 지역을 보고 이곳을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한다.

반월 국가산업단지는 시화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핵심이며 중소기업의 메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3500여개 이상 중소기업들과 10만명 이상 근로자들이 경제 발전의 숨은 주역으로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필두로 부품소재 업종이 밀집해 있어 '반월산업단지가 멈추면 한국 경제가 멈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중추로서 그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 가고 있다.

하지만 반월ㆍ시화 국가산업단지라고 하면 수도권 오염의 주범이자 시화호로 대표되는 환경 오염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환경 문제에 관해서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억울한 면도 많고 할 말도 많다.

사실 환경과 경제 발전은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다.

경제 발전에 따라 환경 오염이 더해질 수 있지만,우리나라의 경우 단속 주체와 단속 기준이 제각기 달라 중소기업이 일일이 대응하기 힘겨운 것이 사실이다.

마치 중소기업들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인 양 호도하는 여론의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물론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환경 기준을 지키고 법 기준만 준수하면 된다는 식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중소기업들이 환경 보전과 법질서 준수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수없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규제나 단속 일변도에서 벗어나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법적 정비와 사회적 협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