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을 둘러싼 법정공방이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22일 동아제약의 강문석 이사와 김원배 사장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EB(교환사채) 발행에 대한 입장, 해외투자자문사의 권고내용에 대한 해석도 달랐으며, EB발행에 대해 대주주인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의 반응도 달랐다.

특히 법원에 계류중인 EB 발행을 둘러싼 입장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강 이사측은 지난달 21일 동아제약이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매각한 자사주에 대해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제기해 놓은 상태며, 판결은 빠르면 오는 24일 내려질 예정이다.

EB발행에 대해서 강 이사는 설명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김원배 사장측은 이사회를 두번이나 연기해가면서 설명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 EB발행 최선인가-

강문석 이사는 "동아제약의 신용등급(A3+)과 재정능력, 경영상태 등을 감안할 때 투명하고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EB발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원배 사장은 "자금조달을 위해 크게 4가지 안을 검토했다"면서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자문기관을 통해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B발행시 사채(Bond)와 워런트(Warrant)권 분리에 대해

강문석 이사는 "경영진이 8월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의결권 확보를 목적으로 EB를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채권과 워런트를 분리해 편법으로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과다한 비용을 들여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한 상장기업 또는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페이퍼컴퍼니를 활옹한 사례는 없었다고 강 이사는 주장했다.

반면 김원배 사장은 "일반적인 관례"라고 일축했다.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한 EB발행은 국내에서도 현대차, SK 등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는 것.

채권과 워런트를 통합해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분리해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워런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특정관계인인지 아닌지 알수 없다고 덧붙였다.

◆ EB발행에 대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입장

한미약품은 동아제약 지분의 7.2%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동아제약 사태의 핵심을 쥐고 있는 기관 중 하나다. 이에 따라 EB발행을 두고 임성기 한미약품의 회장의 반응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강 이사는 "EB발행과 관련해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도 불쾌해 한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임회장이 설명을 요청한 바 있고, 방문을 통해 자세히 설명했을 뿐"이라며 "한 두군데 투자하는 것도 아닐텐데 불쾌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 강문석 이사 20억원 무이자 차입에 대해

강 이사는 동아제약 대표이사 재직시절 등기이사직을 담보로 20억원을 무이자차입한 의혹과 관련해 "당시 20억원을 빌려 개인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고 시인하고 "이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은 주주총회가 끝난 후에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애초에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전직원한테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며 "약정서를 공개한 한 후에 시인하고 있는데 이게 곧 주주들의 권익을 해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업무에서 소외당했다'라고 주장하는 강 이사와 '소외될 수 없으며, 회의내용은 공시에도 공개됐다"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 21일 소액주주의 80%가 강신호 회장 등 현경영진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강 회장(6.9%), 동아제약(1.4%), 오츠카(4.7%) 소액주주(10.0%) 등 총 23.0%의 지지세력을 얻게 됐다.

24일경 법원의 결정을 통해 EB 발행을 통해 의결권이 부활되면, 동아제약의 자사주(7.4%)까지 포함돼 강회장측의 지분은 30.4%까지 늘어나게 된다.

강문석 이사측은 강이사(3.7%), 한국알콜(4.6%), 유충식(3.0%), 기타(4.8%) 등 총 16.1%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