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확히 20년 전이었던 1987년 10월19일은 '블랙먼데이'로 불리우는 기록적인 주가 폭락세가 나타났던 날이기 때문에 이번 미국 증시 급락을 둘러싸고 호사가들의 여러 가지 코멘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2일 다우지수가 하루에 22%떨어진 1987년의 블랙먼데이와 2.6% 하락한 지난 주말의 하락세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20년전과 현재 상황이 7가지 점에서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1987년과 2007년 조정 직전까지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급등세를 나타냈다"며 "1982년 이후 블랙먼데이 직전까지 별다른 조정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기록적인 장기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었던 셈. 현재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증시는 2003년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어 장기간 주가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이 높아져 왔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가 나타났던 시기의 달러화 가치는 당시 기준 사상 최저치였고 지난 주말의 달러화 가치 역시 명실상부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저금리 하에서 누적됐던 여러가지 모순들이 노출돼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는 취약하고 미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플라자 합의의 이행을 통해서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용인했던 일본(80년대 세계 최대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과 다소 더딘 속도의 자국 통화 절상세를 가져가고 있는 중국(2000년대 세계 최대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의 입장 차이가 있지만 달러 약세의 본질적 논리는 20년전이나 현재나 다르지 않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또 세계 경제 성장의 축이 미국에서 미국 이외 지역으로 변화되고 있는 점도 공통점 중에 하나라고 꼽았다. 주가도 이를 반영해 1980년대 중후반 세계 경제 성장의 핵이었던 일본의 주가 상승률은 미국보다 높았고 최근에는 중국의 상승률이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

김학균 연구원은 이밖에도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7년 10월19일 미 증시의 공통점으로 △금리 인상의 결과라는 점을 비롯해 △인플레 우려의 대두 △쌍둥이 적자 △글로벌 자금의 탈미국화 등을 들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