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및 곡물 가격 급등,중국산(産) 수입품의 가격 상승 등 '트리플 악재'가 '장바구니 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의 밀가루값 인상에 이어 유한킴벌리 등 화장지 제조업체들도 일제히 10%가량 제품값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LG생활건강 등 세제업체 역시 지난 5월부터 8~10%씩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야채류는 상추와 배추값이 1년 새 두 배 안팎 치솟는 등 급등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올해 작황 부진 탓도 있지만 중국산(産) 수입품의 가격이 오른 데 따른 동반 상승 효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 이상 상승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9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2.5% 오르는 데 그쳤지만,서민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21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판매가를 기준으로 상추는 1년전 100g당 550원에서 1100원으로 100% 상승했고 배추는 포기당 1600원에서 3650원으로 90.6% 올랐다. 또 오이는 같은 기간 88.4%,대파는 62% 각각 상승했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세도 소비자 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달 말 밀가루값을 13% 인상,라면 과자 빵 등 연관 식품의 가격 인상 도미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두를 원료로 사용하는 식용유 업체도 언제 제품값을 올릴지 저울질하고 있다.

원유값 상승은 휘발유 등 직접 연관 제품 외에 생활용품 가격도 밀어올리고 있다.

이마트의 화장지 매출 1위 품목인 유한킴벌리의 '데코 앤 소프트'는 펄프값 인상에 따라 이달 초 1만7900원에서 1만8900원으로 5.5%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도 5~10%가량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세제 역시 석유 파생물이자 세제의 원료인 계면활성제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LG생활건강 피죤 애경 등 대부분의 업체가 제품값을 약 8% 인상했다.

공공요금도 1년 새 훌쩍 뛰었다.

지난 4월 시내 버스료가 800원에서 900원으로 12.7% 오른 것을 비롯해 전철료(11.3%) 도시가스 요금(6.4%) 등도 줄줄이 오른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서울 강남구의 보습학원 수강료도 1년 전보다 7.9% 올랐다.

서울 종로에 있는 A음식점 사장은 "각종 식자재값이 치솟고 있어 최근 백반값을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유와 원자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쉽사리 꺾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중 수입 물가가 전년 동기대비 7.4% 올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식재료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과잉 유동성 문제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김진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