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조기 타결을 위해 상품 양허(개방)안의 재수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EU도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충족된다면 양허안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음 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5차 협상이 조기 타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4차 협상을 마친 뒤 기자 브리핑을 열고 "(재수정 여부를) 예언할 수는 없지만 5차 협상에서 새로운 양허안으로 개별 품목을 논의하지 않는다면 연내가 아니라,계속 타결이 어려워지고 결국 장기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양측의 의사결정 구조상 27개국으로 이뤄진 EU는 쉽게 움직이기 힘든 '항공모함'이고 우리는 방향을 바꾸고 선회하기 쉬운 날렵한 '구축함'"이라며 "우리만 일방적으로 수정하는 일은 없겠지만 국내적으로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날렵한 우리가 먼저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수석대표도 이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가 관심 있는 부분에서 한국 측에 요구한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개선한 양허안을 내놓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베르세로 대표는 "한국 측이 과감한 조치를 내놓고 관세,비관세 장벽,서비스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어야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며 우리 측에 양허안 재수정을 요구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