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첫해 매출 53억 이후 14년만에 달성

수익 백화점의 4배 … "신세계 먹여 살린다"

신세계에 경사가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02년부터 5년간 조사한 '가치창조 기업' 순위에서 소매업체 중 세계 3위에 랭크돼 주주에게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려 준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 4월 삼성전자를 따돌린 이후 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시가총액도 유통 라이벌인 롯데에 6900억원가량 앞서 있다.

신세계의 이 같은 약진 뒤에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브랜드 파워 1위에 오른 '이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마트는 월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 신세계의 주력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월 매출 1조원 시대


이마트는 지난달 월 매출이 1조100억원으로 월별로는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7월 매출이 980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으나 8월 9500억원으로 뒷걸음질 친 뒤 추석 연휴가 속한 9월 1조원을 돌파한 것.1993년 개점 당시 1개 점포로 그 해 53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14년 만이다.

중국 이마트를 포함한 올해 이마트 전체 매출 목표인 11조5000억원도 달성 가능할 것이란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월 매출 1조원은 그동안 국내 백화점과 대형 마트 어느 곳도 도달하지 못한 고지였다.

지난해 월마트코리아를 인수,대형 마트 업계 최초로 매장 수가 100개를 넘어선 데다 꾸준한 신규 출점과 활발한 영업 활동이 더해진 결과다.

특히 이마트 간판으로 영업 중인 신세계마트(옛 월마트코리아) 16개 점포의 월별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 신장하는 등 조기 안정화를 이룬 신세계만의 영업 노하우가 큰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안정적인 월간 매출 1조원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현재 이마트 점포 수는 107개인데 연내 3개 점포를 추가로 개장,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신세계 먹여살리는 이마트


신세계 내 이마트와 백화점의 매출 비중은 8 대 2로 이마트가 4배 정도 앞선다.

수익도 마찬가지다.

신세계 전체 이익의 80%가량이 이마트에서 나온다.

상반기 신세계의 영업이익 3524억원 중 80%인 2800억원가량을 이마트에서 벌어들인 것.덩치가 크다 보니 이마트의 위상이 백화점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신세계는 2009년 상반기 이마트 본사를 은평점에서 강남과 도심 접근성이 좋은 성수점으로 옮기기 위해 신사옥 건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마트=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상품 구성에 다변화를 추구하는 게 급선무다.

서비스 질 향상을 통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구학서 부회장은 "제품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상품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PB(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 및 직소싱 확대,매장 고급화를 통한 중산층 소비자 흡수 등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