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978년 개혁과 개방을 선언,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초년병인 중국이 가장 고민한 것은 인력의 부족이었다.

10년간의 문화대혁명(1966~1976년)으로 인재들은 공장과 논밭에 묶여 있었고,결국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다.

인재의 씨가 말라버린 셈이다.

그래서 개혁개방과 동시에 실시된 게 해외유학의 허용이다.

또 대학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등 인재를 키우기 위한 정부의 피나는 노력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제 중국은 지난 30년간 가꾼 인재 결실을 본격적으로 수확하려고 한다.

이른바 '연어 프로젝트(해외 유학인원 귀국 11·5계획)'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모천회귀(母川回歸)의 본능을 가진 연어처럼 해외로 나간 고급인력을 국내에 돌아오도록 한다는 것.대상은 해외유학생과 핵심기술 보유자,국제적 경영 노하우를 가진 자,기초과학 등에서 특별한 지식을 보유한 사람 등이다.

이들이 중국 내에서 마음놓고 일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전국에 150개 창업인큐베이터를 세우기로 했다.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물론 이들이 원할 경우 연구 성과나 특허권 그 자체를 출자 형태로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외 유학파가 중심이 된 과학산업 단지도 건설 중이다.

또 배우자의 일자리도 정부가 알선하고 자녀들 교육도 일정 부분 정부가 책임을 진다는 방침이다.

2006년 말 현재 106만명이 넘는 해외체류 유학파 중 2010년까지 20만명의 유학파를 국내로 불러들인다는 게 중국정부의 목표다.

중국의 인재육성을 위해 해외유학으로 인재의 씨앗을 뿌리는 일도 강화된다.

중국는 2011년까지 5년 동안 매년 5000명의 대학원생을 외국 일류대학에 국비유학생으로 파견키로 했다.

이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추진된 국비유학사업 중 최대 규모로 '국가 고(高)수준 대학원생 국비유학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최고 수준의 학생을 뽑아,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유학 보내고 최고 수준의 교수에게 배우도록 한다'는 것.선발 대상을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저장(浙江)대 등 49개 국가 중점 대학(국가선정 일류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한정했다.

이들이 유학할 대학은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 10개 국가의 100개 대학으로 정했다.

특히 칭화대학은 유학생 파견 대학을 하버드 MIT 컬럼비아(미국),케임브리지 옥스퍼드(영국),도쿄대(일본) 등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국가유학기금관리위의 장슈친(張秀琴) 비서장은 "에너지 자원 환경 농업 제조 정보통신 우주 생명공학 나노기술 신소재 등 전략적 분야 학생들에게 국비유학의 혜택이 먼저 돌아갈 것"이라며 "중국의 국비유학생은 1996년부터 10년간 2만6658명(학부포함)에 그쳤지만 앞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해외유학을 장려하는 데 고민은 있다.

지난 28년간 해외에서 공무한 106만명 중 학업을 마치고 귀국해 국내에서 일하는 유학생은 약 27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국내로 복귀토록 하는 대대적인 지원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시에 국비유학생이 귀국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에 30%를 더한 금액을 환불토록 법 제정도 서두르고 있다.

해외유학 못지않게 국내대학을 통한 인재육성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211공정'과 '985공정' '111공정' 등이 대표적이다.

211공정은 세계적인 일류대학 100개를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100개 대학을 선정해 1조3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국가예산과 별도로 지방정부와 대학 등도 자체적으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실제 211공정에 들어간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중국 정부는 211공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985공정이라는 대학 일류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211공정 대상 학교 가운데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30여곳을 선별,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가장 핵심적인 정책인 111공정은 중국 정부의 대학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이다.

111공정은 세계 100위권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우수한 인력 1000명을 초빙, 높은 수준의 연구인력 풀을 형성한 뒤 이들을 통해 세계 일류 수준의 대학 100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마다 최소 10명 이상의 해외인재를 두도록 했다.

10여명의 해외 연구진 중 1명은 반드시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의 유명 석학을 의미하는 '학술대사(學術大師)'여야 한다.

학술대사는 노벨상 수상자를 제외하고는 나이가 70세를 넘지 않아야 하고 일반학술연구인원은 50세 이하의 젊은 학자를 초빙토록 했다.

지난해에는 생물학과 자동화학ㆍ환경과학ㆍ화학 등 이공계 학과에서 23개의 학교가 선발됐고 올해 46개,내년 31개가 추가된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