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중견화가 가을 화랑가 점령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50~60대 중견작가들이 가을 화단을 점령하고 있다.

김종학 고영훈 오치균 이왈종 사석원 등 일부 인기 있는 중견작가로 제한돼 있던 컬렉터들의 매수세가 아직 가격이 덜 오른 '옐로칩 중견작가'로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중견작가 전시를 열고 있거나 준비 중인 화랑이 30곳(표참조)을 넘는다.

정종미를 비롯해 강연균 오천룡 전광영 김선두 손장섭 손석 최선호 등 나름대로 작품세계를 갖췄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작가들의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화랑들이 수익성이 낮다며 개인전 유치를 외면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노화랑의 노승진 대표는 "그동안 박수근 김환기 등 '블루칩'작가와 일부 30~40대 인기 화가들의 작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작품가격이 비교적 싼 50~60대 중견작가 작품을 찾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일부 전시회에서는 작품이 매진되기도 한다.
50~60대 중견화가 가을 화랑가 점령

정종미를 비롯해 김덕용 박성태 김선두 등 중견작가 4명이 참여하는 선화랑의 '우리시대 작가전'에서는 출품작 60여점이 지난 9일 전시 첫날 모두 예약 판매됐다.

또 예화랑의 김원숙씨 작품전 역시 출품작 40여점이 모두 팔렸고,인사아트센터의 재불화가 손석 개인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사진작가 민병헌씨(공근혜갤러리),재불화가 오천룡씨(갤러리LM),수채화가 강연균 출품작도 대부분 판매됐다.

특히 내달 가나아트부산점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권순철씨의 경우에도 벌써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컬렉터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정종미 김기린 김덕용씨 작품의 경우 연초보다 10만~20만원 오른 호당 50만~60만원을 호가한다.

유희영 김춘옥 이두식 지석철 정일씨 등도 지난해보다 10만원 이상 오른 호당 40만~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이수동씨 작품은 40만~50만원,김원숙씨 작품은 60만~70만원을 호가한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미술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중견작가들의 전시 열기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이는 박수근 김환기 등의 작품은 매물이 없는 데다 값도 너무 많이 올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평가된 중견작가'로 옮겨가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