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발효..대서양 항공시장 자유경쟁시대 개막

유럽의회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타결한 항공자유화 협정(오픈 스카이) 합의안을 승인했다.

유럽의회는 11일 내년 3월 말 발효될 예정인 항공협정을 승인하고 남은 쟁점인 EU 항공사들에 미국시장을 더 개방하는 문제에 대해 조속히 미국과 협상을 시작할 것을 EU 집행위에 촉구했다.

이번 협정이 내년 3월말부터 발효되면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취항 횟수와 운항 기종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운항하는, 대서양 양안 간 항공시장의 자유경쟁 시대가 열린다.

당초 협정은 10월 28일부터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런던 히드로 공항과 미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황금노선을 독점해온 영국의 반발로 5개월 연기됐다.

현재 히드로 공항에서 미국으로 운항하는 항공사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스, 버진 애틀랜틱,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4개 회사로 제한돼 있다.

집행위 관계자들은 내년 중 시작될 미국과의 추가협상에서 유럽항공사들이 미국 국내노선에서 자유롭게 경쟁하고 미국항공사 지분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자국 항공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의결권 주식의 25%까지만 허용하고 있으나 EU는 이를 49%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U는 이 같은 투자문제까지 해소된 진정한 오픈 스카이 협정을 실현하기 위한 미국과의 추가 협상이 오는 2010년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항공협정은 EU 회원국들이 미국과 개별적으로 맺은 항공협정을 EU와 미국 사이 단일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새 협정이 발효되면 대서양 양안 간 항공승객 수가 연간 2천500만명 늘어나고 8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며, 120억 유로의 경제적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서양 노선의 연간 승객은 5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협정 발효와 함께 세계 항공노선의 60%를 차지하는 대서양 노선의 항공요금이 평균 15%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