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신분 김모씨 출두 약속 안지켜
경찰, 12일 정인훈ㆍ김희주씨 함께 송치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과정의 명의도용 사건과 관련, 11일 서울경찰청에 출두하기로 했던 정동영 후보 캠프의 김모씨가 이날 오후까지 약속을 어기고 경찰에 나오지 않은채 사실상 소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정인훈(45.여.구속) 종로구의원의 아들 박모(19)군 등에게 아르바이트를 시킨 것으로 알려진 정 후보 캠프 관계자인 김씨를 오늘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김씨가 출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출두하면 김씨와 정의원 또는 박군 등과 대질신문을 해 박군 등이 정 캠프 사무실에서 한 아르바이트가 PC방에서 진행한 명의도용 작업과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었지만 김씨가 출두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애로가 많다.

아르바이트의 불법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다 김씨의 신분이 참고인이기 때문에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수 없는 상태다.

김씨가 (경찰에) 나와봐야 (정의원 등과) 대질심문을 하든 추가로 다른 사람을 소환하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옛 열린우리당의 지구당 청년위원장 출신으로 작년 5.31 지방선거에 광역의원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며 정 캠프에서는 정식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은 12일 박군 등에게 지시해 명의도용을 통해 경선 선거인단을 허위로 등록한 서울 종로구의원 정인훈(45.여.구속)씨와 정씨에게 옛 열린우리당 당원명부를 건네주며 명의도용을 부탁한 전 열린우리당 종로지구당 당원협의회 총무 김희주(34)씨 등 이미 구속된 2명을 12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라고 밝혔다.

경찰은 12일까지 일단 수사를 마무리짓고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존 입건자와 추가 소환자 등을 상대로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해찬 후보측이 옛 열린우리당 당원의 명의가 도용돼 경선선거인단에 등록됐다며 고발장을 접수한 사건과 관련, 10일 정 후보의 지지모임인 `평화경제포럼'의 인터넷 서버 등을 압수수색했던 경찰은 11일 압수품을 정밀분석하며 한씨의 명의를 도용해 실명인증을 받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대통합민주신당측의 협조 부족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대통합민주신당에 한씨와 부모에 대한 선거인단 등록 서면신청서 및 대리접수자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상태지만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서명신청을 담당하던 팀이 교체돼 당시 담당자들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이 있어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해찬 후보측 선병렬 종합상황본부장은 지난 5일 한씨와 한씨의 부모 등 3명이 스스로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한 사실이 없음에도 포함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평화경제포럼 공동대표 등 11명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전날 평화경제포럼의 인터넷 서버가 있는 인터넷 데이터센터 KIDC와 실명인증이 진행된 신용인증 서비스업체 크레딧뱅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박인영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