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태즈메이니아]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 탄성과 흥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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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태즈메이니아. 산과 바다,여름과 겨울,자연과 예술 등 대조적인 것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태즈메이니아는 다른 대륙과 고립된 관계로 오랜 시간 이종 간의 교류가 적어 여타 대륙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면을 둘러싼 청정바다의 진귀한 해산물,토양이 비옥하고 기후조건이 좋아 농작물도 풍부하다.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된 감칠맛 나는 와인 또한 자랑거리다.
대자연의 보호 아래 살아 온 사람들은 너그럽고 순수하며 흥이 넘쳐난다.
척박한 대지에 인간이 창조해 낸 새로운 역사,그 역사의 흔적들을 통한 인간의 능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호주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듯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가 있고 호주보다 더 호주다운 감칠맛을 갖고 있는 곳이 바로 태즈메이니아다.
호주에서 가장 작은 주라고는 하지만 남한의 반 정도되는 크기에 인구는 40만명가량.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할 만큼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곳이다.
◆ 갓 잡아올린 굴ㆍ전복ㆍ랍스터와 블루아이 요리에 에일맥주 한잔 '크~'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신비한 삼림,수평선 끝에 절벽이 나타날 것만 같은 광활한 바다,공포감마저 심어주는 단애 절벽,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희귀한 동식물들. 대자연의 신비가 주는 새로운 세계가 태즈메이니아에 존재한다.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지닌 태즈메이니아에서는 매일매일이 탐험과 발견의 연속이다. 이 섬의 원주민 역사는 3만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식민지 역사는 불과 2세기 전으로 모든 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데븐포트의 블러프에 있는 티아가라센터나 델로라인의 자하디 원주민 체험센터,론체스톤에 있는 퀸 빅토리아 박물관,호바트에 위치한 태즈메이니아 아트 갤러리를 방문하면 원주민들의 생활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호바트는 태즈메이니아의 주도. 가장 오래된 마을인 배터리 포인트는 마치 유럽의 작은 시골마을을 연상케 한다. 상점 표지판,우체통 등 작은 것 하나에도 예술적 감각과 정성이 녹아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살라만카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큰 장으로 온 마을이 들썩인다. 자기의 흥에 취한 거리 연주가,활기 넘치는 상인들과 맛있는 음식이 널려 있다.
태즈메이니아에서는 오감이 즐겁다. 그 중에서도 미각은 때 아닌 호사를 누리게 된다. 킹 아일랜드에서 생산되는 애시그로브 치즈,파이애가나와 우드브리지 그랜드 뷰어에서 바로 만든 치즈는 잊지 못할 감동이다. 굴과 전복의 천국으로도 불리는 태즈메이니아 남쪽 바다에서 갓잡아 올린 굴과 조가비,크레이피시(랍스터)와 블루아이 요리는 놓칠 수 없는 맛의 백미다. 와인만큼이나 유명한 에일맥주도 압권. 영국의 맥주를 크게 비터,비어,에일로 나누는데 에일맥주는 라거맥주인 한국의 맥주보다는 약간 진하면서 탄산을 함유하고 있다. 론체스톤의 제이 보그 앤 선,호바트 케스캐이드 양조장 부티크 양조장 투어를 통해 다양한 맛의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태즈메이니아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섬 자체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코스를 정해야 한다. 특히 서쪽은 열차로 떠나는 태즈메이니아 역사유적지 탐험코스다. 스트라한의 항구 빌리지에서 열차를 타고 웨스 코스트 와일드니스 철도로 역사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사라 아일랜드의 죄수 정착 유적지도 볼거리다. 스탠리 인근 북서쪽 해안가 하이필드에 위치한 반 디멘스 랜드는 태즈메이니아를 처음 발견한 아벨 얀손 태즈만이 자신의 후원자 이름을 따서 명명한 곳으로 현재는 북서쪽 해안가를 가리키는 지명이 됐다. 이 곳에서 초기 정착민들의 고된 삶과 역경을 느낄 수 있다. 호바트의 남서쪽에 위치한 휴온빌과 휴온 애플 밸리도 들러볼 만하다. 휴온빌은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데 무인 판매대가 무척 인상적이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면 희귀한 동물과 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태즈메이니언 데블 자연보호 공원을 만나게 된다. 에어 워크 다리는 아무리 고개를 젖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나무들 사이에 다리를 놓은 곳으로 관광객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타훈 에어워크 산책로를 걸으면 뾰족하고 울창한 삼림 위를 바람과 함께 걷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다리를 빠져나오면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연상케 하는 개울이 나타난다. 삼림폭포 가까이 마운트 필드 국립공원 일대에 위치한 야생보호구역에서 말로만 듣던 신기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호바트에서 남동쪽으로 100km 떨어진 포트 아서는 감옥의 도시로 유명하다. 1830년부터 1877년까지 '감옥 속의 감옥'으로 다른 식민지에 유형된 죄수가 다시 죄를 지으면 이 곳으로 보내졌다. 동쪽의 한적한 베이 오브 파이어즈 해변은 백사장이 희고 아름다워 해수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활기가 넘쳐난다.
대한항공의 멜버른 취항으로 한 발짝 더 가까워진 태즈메이니아,그 신비의 세계가 여행마니아들을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서진수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