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장기간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삼성SDI가 차세대 영상디스플레이인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 소식에 힘입어 오랜만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삼성그룹주 상승 행진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AM OLED 관련 업체들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삼성SDI 강세에 화답했다.

11일 삼성SDI는 4600원(6.14%) 오른 7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나흘 연속 뛰며 32.5% 급등했다.

삼성SDI 비중을 지나치게 줄여놓은 기관투자가들은 부랴부랴 매수에 나서 9~10일 이틀간 55만주 넘게 사들였다.

삼성SDI의 급등은 그동안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크게 못 미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던 데다 실적부진이란 악재가 충분이 반영돼 빠질 만큼 빠진 게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M OLED 양산 돌입과 태양광에너지 사업 진출 가능성으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지적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주가가 기본적으로 순자산가치 정도는 돼야 한다"며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인 10만5000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그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라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의 적자폭이 줄어들고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사업부 역시 출하량이 늘며 영업적자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길게 봐서 2008년 상반기부터는 실적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권사들 간에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맥쿼리증권은 최근 주가 급등이 삼성SDI의 태양광 에너지 사업 진출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그러나 태양광 관련 시장 루머에 대해 회사 경영진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고 배터리 사업부문을 제외한 전 부문이 수급 악화와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의견으로 '시장수익률 하회'를 제시했다.

또 국내 13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12개 증권사가 '중립' 이하의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17.03% 감소한 1조379억원,영업적자는 11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선 상신이디피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신이디피는 삼성SDI에 휴대폰용 2차전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신규사업으로 진행 중인 AM OLED 부품의 삼성SDI 수주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의 CRT(슬림형 브라운관) 부품업체인 동양크레디텍도 상한가인 2770원에 마감했다.

OLED용 편광원판을 생산하는 신화오플라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신화인터텍도 230원(4.74%) 오른 5080원을 기록했다.

서정환/이미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