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파키스탄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파키스탄 이동통신 회사인 팍콤(Pakcom) 인수를 추진 중이다.

팍콤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SK텔레콤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통일IT포럼 조찬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나 "제안서를 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미국 베트남 몽골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고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2대주주다.

파키스탄 시장 진출이 성사되면 해외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또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넥스텔 인수와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세미나 직후 "스프린트넥스텔 인수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제안을 받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부회장은 "해외에서 네트워크를 보유하는 것은 초기 투자가 크고 리스크가 있다"며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계기가 있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SK텔레콤의 네트워크 운용 능력은 세계 최고이고 세계적으로 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SK텔레콤은 자금을 조금만 대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대 회사를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올려 달라고 한다면 운영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투자와 관련해 "거리상으로 가까운 게 좋다"며 "이미 진출한 베트남과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인도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 인수 여부에 대해서는 "유·무선이 통합되고 있는 만큼 관심은 있지만 인수가격이 너무 높아졌다"며 "인수가 어렵다면 제휴 모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 부회장은 "기업환경 변화와 SK 경영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기업이 성공하려면 유행을 따라가는 '트렌드 팔로어'(trend follow)가 아니라 유행을 창조하고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고 새로운 변화와 유행을 선도하는 기업만이 생존과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