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재에 비해 전지 충진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태양전지용 다결정 실리콘 잉곳(덩어리)과 웨이퍼 양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실리콘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40% 이상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문상진 한국화학연구원 박사(사진) 팀은 글로실(대표 길종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불순물을 크게 줄이고 결정성이 뛰어난 고품질 실리콘 잉곳 제조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잉곳 상태의 순수 실리콘 원료를 높은 온도에서 가열한 뒤 이를 고기 덩어리 썰듯 얇게 썰어 실리콘 웨이퍼로 만들고 웨이퍼를 다시 잘게 쪼개 반도체나 태양전지용 실리콘 소재로 가공한다. 태양전지용 실리콘 공정에서는 특히 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장치 및 시설이 요구된다.

문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독창적인 정밀 제어 전열 시스템을 적용,양질의 웨이퍼를 만들면서도 장치와 공정을 단순화시켜 생산성을 40% 이상 높인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선진 기업들의 생산 규모인 배취(1회 생산)당 240kg 수준을 넘어 배취당 300kg 규모 생산에 성공했다고 문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또 차세대 박판형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기반이 될 130~200㎛(나노미터) 급의 박판 웨이퍼 제조기술도 동시에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문 박사는 "태양전지 산업은 미래 반도체를 대체할 황금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이 세계시장의 80%를 독점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 수입대체나 수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