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카드사태 이후 최대..과당경쟁 결과

전업계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회원 모집 등을 위해 쓴 비용이 1천500억원에 육박해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카드사들이 외형 확대를 위해 그만큼 과당 경쟁을 벌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개 전업계 카드사가 상반기에 지출한 모집 비용은 1천48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1.5% 급증했다.

LG카드가 42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현대카드 307억원, 삼성카드 278억원, 롯데카드 250억원, 신한카드 221억원, 비씨카드 2억원 순이었다.

비씨카드의 경우 제휴를 맺은 은행이 주로 회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모집 비용이 미미했다.

이들 카드사의 모집 비용은 상반기 순이익 1조9천304억원의 7.7%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모집 비용은 카드사가 호황을 누리던 2002년 2천531억원을 기록했다가 카드 사태를 맞은 2003년 1천279억원, 2004년 550억원으로 급감한 뒤 2005년 738억원, 2006년 1천50억원으로 증가했다.

모집 비용에는 카드사가 신규 회원을 유치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당과 회원 유지 비용 등이 포함된다.

카드사들이 극장.외식업체.주유소 이용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며 회원 유치 활동을 강화하고 카드 이용을 적극 유도하면서 모집 비용이 크게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받는 각종 수수료의 원가에 모집 비용이 반영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모집 비용을 결국 가맹점이나 일반 회원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상반기 카드사들이 가맹점에서 받은 수수료의 경우 2조3천92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3.3%나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한 경쟁은 물론 카드 이용 증가로 모집 비용이 많이 늘어났다"며 "철저한 손익 분석을 통해 영업하도록 지도하고 있고 카드사들이 11월부터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기 때문에 앞으로 모집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