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영국계 은행 HSBC가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을 잘못 이해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공정위는 오늘 "HSBC가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공정위에 직접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간 M&A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인수 은행으로부터 승인신청을 받은 금감위가 공정위에 '사전협의 요청'을 하거나 인수 은행이 공정위에 직접 '기업결합 신고'를 할 경우 개시하였다"며 "이번은 HSBC가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정위에 직접 기업결합 신고를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HSBC가 금감위에 승인 신청을 하고 이후 금감위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하는 통상적인 인수 합병절차를 무시하고 먼저 공정위에 직접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것은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과시하며 금융 당국을 압박하려는 뜻이 담긴 것이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금융감독위원회는 공정위의 이같은 보도자료가 현행법을 잘못 이해한데 따른 것이라며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홍영만 금감위 대변인은 "국내 은행법에 의해 설립된 금융기관이 합병이나 주식을 취득할 경우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위에 직접 제출하거나 금감위를 통해 주식취득 내용을 신청하면 금감위가 공정위와 협의를 통해 처리하게 돼 있다"며 "하지만 HSBC는 국내법을 적용받지 않는 외국기관이기 때문에 금감위에 제출하지 않고 곧장 공정위에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택균기자 tgkim@wowtv.co.kr